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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아이 속속들이 안다는데… 부모·자녀 친밀감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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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4-22 00:00 조회1,4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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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아이 속속들이 안다는데…



학생 41% "속 얘기 안 해"



부모·자녀 친밀감 ´동상이몽´



상담 꺼리는 이유 "어쨌든 결론은 공부"

격려의 말 힘 되지만 과도한 기대는 부담

"´꿈 없다´ 질책만 말고 실질적 도움 주길"



"아이와 소통엔 별 문제가 없어요. 고민 있을 때마다 저한테 곧잘

상담하거든요. 주변에 공부 잘하는 자녀 둔 부모 만나면 아이

공부법이나 학원 정보 같은 것 유심히 들었다 얘기해주기도 하죠.

글쎄요,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한준호 기자


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 중 상당수는 ´자녀와 잘 지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같은 부모의 생각은 ´혼자만의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 교육 전문 기업 진학사는 지난 2월 18일부터 3주간 전국 중고생 351명과 학부모 7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아래 참조〉. 동일한 질문을 놓고 학생과 학부모의 답변을 비교한 결과, 상당 부분이 ´동상이몽(同床理夢)´인 걸로 입증됐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부모와 자녀 간 의견 차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 ´자녀´ 측 생각은 어떨까? ´말 잘하기로 소문난´ 서울

세종고 2학년 토론반원 6명에게서 그 힌트를 구했다.


 





◇‘공부’면 만사형통?… “고민 오히려 쌓여요”









 





자녀가 부모와의 고민 상담을 꺼리는 이유는 뭘까?

이강준군은 “대부분의 부모님이 자녀의 고민 토로에 ‘공부’로

일갈하더라”고 꼬집었다. 친구와의 다툼, 미래에 대한 불안,

학교 생활 관련 불만 등 어떤 걸 말해도 결국 돌아오는 건

‘공부 잘하면 다 해결된다’는 답변이란 얘기다. 박나연양도 이에

동의했다. “한 번은 엄마에게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라고 얘기했어요. 엄마가 좋아하시면서 그러시더라고요. ‘초등학교 교사 되려면 공부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알지?’”(웃음) 손성은양은 “부모님과 고민 상담을 할 때 필요한 조언을 들을 수 있으리란 기대는 적은 반면, 불리한 내

패만 보여주는 느낌이 든다”며 “부모님이 자기 말 때문에 이것저것

신경 쓰실까 봐 속 깊은 얘긴 좀처럼 안 꺼내는 애들이 많다”고 말했다.



◇꿈이 없다?… “꿈 찾을 기회 먼저 줘보세요”









 





박준영군은 “우린 꿈이 없는 게 아니라 ‘꿈 찾을 기회’가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희망 없는 10대’ 같은 제목의 기사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와요. 수학 문제를 많이 풀면, 영어 독해를 잘하면 꿈이 보일까요? 세상엔 무수한 직업이 있다지만 우리 같은 고교생이 아는 직업이라곤 의사·변호사를 비롯한 몇몇 전문직이 전부예요. 선택의 폭 자체가

한정돼 있는데 무슨 꿈을 어떻게 선택할 수 있죠?”



정지선양은 “학교에서 진로진학 수업이 개설되긴 하지만 대다수의

친구가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거나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고 말했다. “설사 관심 있는 분야가 생긴다 해도 알아볼 시간이 없어요.

사정이 이러니 꿈을 향한 구체적 계획 같은 걸 세우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죠. 덮어놓고 ‘꿈 없다’며 질책하기보다 자녀의 관심사를

물어본 후 그에 관한 실질적 도움을 주시는 부모님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관심 원해… 단 ‘간섭’ 말고 ‘격려’









“부모님은 자식 공부도 몸소 관리해야 잘될 거라고 믿으시는 것

같아요. 한창 공부하고 있는데 불쑥 ‘졸았던 것 아니냐’고 물어보시면 공부하고 싶은 기분이 싹 달아나곤 합니다.”(김도경)



인터뷰에 응한 여섯 학생은 “누구보다 공부에 신경 쓰는 건 우리

자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준영군은 “집에서 공부하면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난 나대로 스트레스가 쌓여 교내 자율학습실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성은양은 “매일 아침 7시면 나가 밤 10시쯤에야

귀가하는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막상 집에 왔을 땐 다그치는 말(‘공부 열심히 했어?’)보다 격려하는 말(‘힘들었지?’)이 훨씬 듣고 싶더라”고

말했다. 이강준군 역시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부모님이

‘수고했다’며 안아주시면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부모와 자녀 둘 다 ‘따뜻한 관심’을 원하지만 양자의 온도엔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송성은양은 “지금

부모님 입장에선 학창시절이 장밋빛으로 기억될 수 있겠지만 당장

닥친 현실을 힘겨워하는 우리 입장을 조금만 더 고려해 기대치를 좀

낮춰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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