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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자소서 독서 활동 베스트 20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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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기석
작성일15-02-02 17:59 조회1,7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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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서울대 지원자가 자소서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독서 베스트 20에 관한 독서 전문가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독서 전문가로서 온라인 국어,영어 독해력 교정 훈련 사이트 스터디포스(www.studyforce.co.kr)에서 특목고 대학 입시 컨텐츠를 맡고 계신 지슬기 팀장님과 인터뷰입니다. 지팀장님은 지난 인터뷰에서 서울대 지원자들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통해 사회에 대한 관심을 표출했고 오래된 미래, 침묵의 봄,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책을 통해서는 사회 문제와 윤리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고자 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또 엄마를 부탁해 연금술사 멋진 신세계 등의 소설을 통해서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자아성찰의 모습과 따뜻한 감성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나머지 책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듣겠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참고로 서울대 자소서 독서 활동의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여 주십시오.

문 :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답 : 안녕하세요. 스터디포스(주) 언어과학연구소 지슬기입니다. 특목 대학 입시 컨텐츠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문 : 리스트 중에 김난도 교수님 혜민 스님, 한비야 씨 박경철 원장님 그리고 반기문 총장님은 서울대생들이 특히 닮고 싶어하는 롤 모델이자 젊음에게 힐링을 선사해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책들을 포함해 다른 책들의 저자들도 결국은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멘토들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롤 모델과 멘토 그리고 힐링이라는 관점에서 해석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답 :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3년 내내 서울대생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입니다. 저자 김난도 교수는 자신의 실패담을 들려주며 지금의 학생들을 포용하고 위로합니다. 고교생들은 인생의 선배가 가장 절실할 때입니다. 하지만 선생님과 부모님께 자신을 내비치지는 않지요. 자신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삶은 개척한 어른들이 들려주는 실패이야기처럼 달콤한 것은 없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고전 속에서 큰 사람을 마주하기보단 보다 가까운 곳에서 직접적으로 가르쳐주는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멘토를 원합니다. 그리고 멘토들의 이야기에서 위로받은 지원자들은 이제 인생의 스승을 찾아나섭니다. 혜민 스님에게 마음을 위로받았다고 해서 ‘스님’을 꿈꾸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희 때는 대학을 준비하며 누구나 체게바라 평전 하나씩 들고 다니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서울대 지원생 뿐 아니라 많은 청춘들이 반기문, 한비야, 박경철씨를 롤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현재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라는 겁니다. 그분들의 행보를 지켜보며 그분들의 책을 읽고 치열한 열정과 통찰력을 ‘동경’하고 닮기를 꿈꾸는 것입니다.
정말 ‘실질적인’ 세대들입니다.

문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정재승 교수의 과학 콘서트, 학문의 즐거움은 이과생들이 주로 인용하는 책들입니다. 이들 책들이 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이 어떤 함의가 있을지 팀장님의 의견을 말씀해 주시지요.

답 :  지원 분야에 대한 탐구 열의와 자신의 전공적합성을 증명하고자 함이지요. 해당 학문을 배우는 과정에서 느낀 즐거움과 진지한 태도를 밝히며 자신이 얼마나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였는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전공적합성을 증명합니다. 하지만, ‘진짜’ 배우고 탐구한 결과가 나타나지 못한다면 뻔한 전공 추천 도서 읽기에 불과하겠지요.

문 :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은 나온 지 꽤 된 책이지만 해마다 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즐겨 인용하는 책으로 꼽힙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답  : 글쎄요. R=VD '생생하게(vivid) 꿈을 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 청소년에게 필요한 자세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전 이 도서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도서 세 권에 들어가는 게 옳은지 모르겠습니다. 순간적인 자기반성과 실천 의지를 불러 일으킨건 아닌지, 정말 그것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내게 영향을 미쳤다면 정확히 내가 어떤 점에서 변화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입니다.

문 : 20권의 책 중에서 팀장님이 가장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책은 무엇인지 그 이유와 함께 말씀해 주시지요.

답 : 저는 주저없이 ‘멋진 신세계’를 고르겠습니다. 이렇게 멋진 ‘멋진 신세계’가 왜 아직도 영화화되지 않았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이 책은 야만인 존과 무스타파 총통의 대화를 통해 행복해질 권리와 불행해질 권리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있습니다. 모든 독자들은 마음 한구석의 불편함을 가진 채 강요된 유토피아를 지지하기도, 소마를 원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런 내적 갈등은 반대 입장을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비판하게 해주며 예민한 문제 의식을 심어줍니다.

비약적인 공학 발전을 이룬 21세기 인류에게 1932년에 쓰인 멋진 신세계는 묻습니다. ‘인간 존엄성’이란 무엇인가. 지원자들은 이것에 답변할 준비가 되어있나요?

문 : 주옥 같은 20권의 책들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지원자들이 어떤 독후활동, 그것이 토론이든 서평 쓰기든 간에,이 있을 경우, 책 속의 수많은 가치들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팀장님이 생각하시는 가장 좋은 독후활동은 무억인지 말씀해 주시지요. 

답 : 물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지요. 활동은 글로 쓰이기 전까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합니다. 자신이 느낀 점을 기록하다보면 숨은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그 전에는 다양하게 읽는 것이 우선되어야겠죠. 저는 ‘만(滿)독’을 권장합니다. 그 책의 시대 상황 등의 배경지식을 조사하고 인물의 성격까지 집요하게 파고들어 등장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끊임없이 파고드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관련 영화나 TED 동영상도 찾아보고요. 그 후에는 저자의 인터뷰를 확인하여 자신의 느낀 점과 비교해보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집요하게 읽은 책을 기록으로 남기되 그 방법이 꼭 딱딱한 서평과 독후감일 필요는 없습니다. 찬성 반대 입장을 모두 가지는 디베이트 토론을 열어본다던지, 책 속의 중요한 그 날로 돌아가 주인공 심리상태에서 일기를 써본다던지 다채로운 시각으로 읽고 쓰는 것이 좋습니다.

문 :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 20권의 책 외에 서울대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을 한 권만 그 이유와 함께 추천해 주시지요.

답 :저는 헝가리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의 성깔 있는 개를 추천합니다.

주인공인 시인이 크리스마스 날 잡종 견 한 마리를 사오며 벌어지는 헤프닝을 다루고 있습니다. ‘추토라’라 불리는 이 작고 앙증맞은 개는 귀여움을 독차지 합니다. 이 사랑스러운 개는 어느 순간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고 양탄자에 소변을 누고 신발을 물어뜯는 등 개가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짓을 계속 벌입니다. 이런 ‘추토라’의 행동을 길들이기 위해 주인공 시인과 개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데 그럴수록 추토라는 이를 벅벅 갈며 젊음의 분노를 맘껏 발산하며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고 주인은 개를 더욱 가혹하게 다룹니다. 끝내 주인은 ‘추토라’ 고유의 성격을 과소평가하고 이해하지 못한 채 이야기는 슬프게 끝이 납니다.

젊음의 광기에 사로잡힌 어린 개와 정열을 잃어버린 시인은 인간의 젊음과 노년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주제를 산도르 마라이만의 문체로 세련되고 풍자적으로 풀어낸 이 책은 개의 행동에 대한 인간들의 대화와 반대로 인간 군상들을 지켜보며 마치 개가 이야기 하는 듯한 독백들을 이용해 인간 존재와 기질에 대해 추론하게 합니다.

전공 도서, 삶의 지침을 주는 실용서도 좋지만 이처럼 인간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책들을 많이 읽으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삶의 방향을 정해줄 테니까요.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칩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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