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 노루 · 매미… 태풍 이름, 왜 이렇게 독특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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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눈 · 노루 · 매미… 태풍 이름,
왜 이렇게 독특한가요?
순한 이름 달아 재난 없길 바라는 마음 담았지
태풍 영향권 14개 국가, 10개씩 만들어 사용
큰 피해 입힌 태풍 이름은 영구 퇴출되기도
지난주 제7호 태풍 카눈(KHANUN)이 북상해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잊지 않고 찾아오는 태풍. 그런데 ‘카눈’, ‘노루’, ‘매미’ 등 그 이름이 참 특이합니다. 오늘 과학뉴스에서는 태풍의 이름은 누가 붙이고 어떻게 불리게 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거센 파도와 바람이 몰아치는 제주시 탑동 방파제의 모습. /조선일보 자료사진
◆태풍 이름의 유래는?
현재 태풍의 이름은 140개가 존재한다고 해요. 세계 각국에서 태풍의 이름이 붙여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태풍 이름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태풍은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으며, 같은 지역에 하나 이상의 태풍이 머물 수 있지요. 이 때문에 예보의 혼동을 막기 위해 태풍마다 이름이 붙여지게 됐지요.
1950년대 초 호주의 날씨예보관들이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당시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붙인 것이 최초입니다. 정치인의 이름을 붙여 “현재 앤더슨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또는 “앤더슨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태풍 예보를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당시 예보관들은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어요. 그래서 이런 전통에 따라 1978년까지 태풍 이름은 여성이 대부분이었지요.
현재는 형평성을 위해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어요. 태풍 이름은 태풍의 영향을 받는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로 구성돼 있지요. 태풍은 보통 연간 약 30여 개쯤 발생한답니다. 전체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약 4~5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정했어요. 우리나라는 인터넷 공모를 통해 이름 10개를 태풍위원회에 제출해 채택됐는데, 대개 주로 작고 순한 동물이나 식물 이름에서 따왔어요. 태풍이 온화하게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하네요. 북한도 기러기 등 10개의 이름을 정했습니다. 일본에서 제출한 이름들은 일본에서 보이는 별자리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재작년에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곤파스’는 일본에서 붙인 이름으로, 켄타우루스 자리 남동쪽에 있는 ‘컴퍼스자리(CIRCINUS)’를 말합니다. 그 밖에 독특한 이름으로는 채찍질을 의미하는 필리핀의 ‘하구핏’, 닭의 간과 벼슬이 들어간 햄이라는 뜻으로 마카오가 낸 ‘파마’ 등이 있다고 하네요.
한번 붙여진 태풍 이름이 영원히 사용되지는 않아요. 사라진 태풍 이름도 있지요. 매년 개최되는 태풍위원회라는 총회가 그 운명을 결정짓는 자리이지요. 퇴출 기준은 그해 막대한 피해를 준 태풍이 대상이지요. 그리고 새로운 태풍 이름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태풍 이름의 변경은 퇴출당한 태풍 이름을 제출한 국가에서 결정합니다. 우리나라는 태풍 나비를 퇴출했어요. 태풍 나비의 경우 2005년 일본을 강타하면서 엄청난 재해를 일으켜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대체했지요.
◆신기한 태풍 이름들.
지난주에 찾아온 제7호 태풍 ‘카눈(KHANUN)’의 경우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 과일의 한 종류라고 하네요. 열대 과일인 ‘바라밀(JACKFRUIT)’의 태국어에서 유래했어요. 올해 처음으로 찾아온 제1호 태풍은 파카르였어요. 3월 29일 오전 9시경 베트남 호찌민 동남동쪽에서 북상했는데, 파카르란 라오스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메콩 강에서 서식하는 물고기’의 이름입니다. 올해 태풍위원회 결정에 따라 바뀐 태풍 이름도 있어요. 2010년 대만과 중국을 강타해 많은 인명 피해를 주었던 태풍 ‘파나피’인데요, ‘라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불리게 됐습니다. 태풍 ‘라이’는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돌로 만든 화폐’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예상하지 못한 ‘수퍼 태풍’이 종종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요. 아직 태풍을 인공적으로 제어할 방법이 없어 전문가들은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태풍에 순한 이름을 붙여 이름처럼 순하게 지나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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